CTS Seed 0 교육 프로그램 운영사업자 입찰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특정업체의 영향을 염려하며 시작한 블로그가 벌써 세번째 편이 되었다.
원래 블로그와 그에 대한 KOICA의 공식 댓글에 대한 대댓글 형식의 두번째 블로그는 아래와 같다.
응찰할 업체가 파트너로 미리 적혀있는 KOICA 입찰서류 (2021.3.25.)
KOICA는 두번째 블로그에도 댓글을 달아왔다. 이번에도 답변의 내용이 짧지 않고, 그림이 들어가는 등 댓글란에 적기가 적당하지 않아 별도 블로그로 답하기로 하였다.
아래는 두번째 블로그에 대한 KOICA의 2021.4.9.자 댓글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띄어쓰기 하나까지 고치지 않고 그대로 전재한다)
안녕하세요 코이카 혁신사업실입니다. 추가로 주신 의견 확인하였습니다.
먼저 금번 게시글과 관련하여, 실상과 다르게 이해하신 부분이 있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비콥이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금 유치에 유용하다”는 CTS를 수행하던 파트너사(스타트업) 의견을 수렴한 것이었습니다.
둘째, 비콥 인증 관련 컨설팅은 국내 외 컨설팅 사 중 원하는 CTS파트너에 한하여 실행하고 있으며, 참고로 현시점까지 국내2개사, 해외1개사의 서로 다른 총3개사로부터 CTS파트너들이 비콥인증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셋째, 자가진단은 비콥 홈페이지에 접속해 객관식 질의에 답하는 형태로써, 영문서류 작성이 필요한 인증과는 분리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CTS파트너사가 코이카에서 요구하는 비콥 자가진단 보고서 제출을 위해 컨설팅 비용을 집행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외 보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입찰 진행 정보를 알고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에 코이카 혁신사업실은 동의합니다.
의견 주신대로 많은 기관에서 금번 입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CTS 프로그램에 대한 염려로 시작된 논의가 비콥에 관련된 언급이 대부분인 이번 댓글처럼 방향을 잃은 것 같아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면이 있기도 하지만, 이왕 나온 주제이니 좀더 논의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저에게 ‘실상과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하시니 그 실상에 대해 구체적인 질의를 드리는 방식으로 논의를 해볼까 합니다.
첫째, “비콥이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금 유치에 유용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CTS 파트너사(스타트업)는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이었는지요?
아래는 CTS가 비콥 인증을 도입한 2018년 1월 이전에 국내에서 비콥 인증을 받은 기업 명단입니다.
인증 연도 |
기업명 | CTS 참여 여부 |
2012 | X | |
2013 | 트리플래닛 | O |
2014 | 희망만드는사람들 | X |
X | ||
임팩트스퀘어 | X | |
X | ||
X | ||
2015 | 제너널바이오 | X |
X | ||
2016 | MYSC | X |
Instinctus Co., Ltd. | X |
삭선된 이름은 비콥 인증을 뗀 기업
이 가운데 CTS 프로그램에 파트너로 참여한 기업은 트리플래닛 하나뿐입니다. 결국, 2018년1월 이전에 KOICA에게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금 유치에 비콥 인증이 유용하다’고 대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 트리플래닛 뿐이었다는 얘깁니다. 설마, CTS 파트너사들 가운데 비콥 인증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비콥 인증이 임팩트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겠지요…
트리플래닛이 의미있는 규모의 외부 투자를 받은 경우는 2015년 단 한 건이 검색됩니다. 투자자는 라임투자자문으로 8억원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2020년 매출액이 16억원에 불과한 기업에 2015년에 8억원을 투자한 라임투자자문,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2019년 사상초유의 금융사기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라임자산운용의 개명 전 회사입니다. 그 라임투자자문이 트리플래닛에 대한 투자를 당시 언론은 이렇게 다루고 있습니다. 나무심는 벤처 '트리플래닛' 3년 뒤 IPO까지 성장 가능 - 라임투자자문 등, 트리플래닛에 8억원 투자_연결
당시 투자사 원종준 대표는 "(트리플래닛은) 성장속도가 빨리 나오고 있어서 코스닥 상장까지 빠르면 3~4년을 예상한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비콥 인증은 전혀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당사자에게 직접 투자 동기를 물어보고 싶지만, 대형 금융사고를 치고 현재 복역중이라 그럴 수가 없습니다.
라임투자자문은 원래 사회적 영향이나 임팩트 투자 등에는 별 관심 없었던 것 같습니다. 커피전문점 ‘테라로사’에 투자해놓고 임팩트 투자라고 ‘우기는’ 걸 보면 말입니다. 물론, 거기서도 주요한 투자 요인은 상장(IPO)이었습니다. 탐스슈즈는 원래 좀비기업이었다의 후반부를 보시면 자세한 얘기가 있습니다.
둘째, CTS파트너들이 비콥인증 컨설팅을 받았다는 국내 2개 컨설팅사는 어떤 업체인지요?
저만 모르나 해서 주변에 아무리 물어봐도 CTS 안내서에 등장하는 업체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꼭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비콥 인증 컨설팅’으로 Google 검색을 해봤습니다. 맨 처음에 나오는 업체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가 아는 유일한 그 업체뿐입니다.
그러나, 이 업체가 혁신사업실에서 언급한 두번째 업체가 아니길 바랍니다. 이 업체가 유일한 업체와 특수관계임을 모르는 업계 종사자는 없습니다. 둘 사이 관계는 해당 업체 매니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략) ‘미스크(MYSC)’가 2016년 비콥인증을 받으면서 비콥 커뮤니티에 합류했고 자연스럽게 국내 활동을 고민하게 됐어요. 비콥 홍보대사를 1년, 한국 마켓 빌더로 1년 활동을 하고 최종적으로 지난 2019년 ‘ 비랩코리아'(B Lab Korea)라는 이름의 공식법인으로 출범했습니다. (후략)"
출처: 관련기사
이 내용을 두 업체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 특수관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른 관련보도를 읽어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리라 봅니다.
혹 비콥 인증을 하는 또다른 업체가 있다면, 꼭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셋째, “CTS파트너사가 코이카에서 요구하는 비콥 자가진단 보고서 제출을 위해 컨설팅 비용을 집행한 사례는 없었다.”는 단언은 코이카만의 정보가 아닐런지요?
이 말씀은 아마도 Seed 3에 규정되었던 비콥 인증 의무취득시 코이카가 인증비용을 지원하는 것과 유사하게 Seed 1,2 단계에서 코이카에 보고된, 그러니까 코이카가 비용을 부담한 사례가 없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코이카는 집행한 적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CTS 파트너사가 비용을 지불했는 지 아닌 지는 저로서도 코이카로서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방증’이 있습니다.
출처: 업계 관계자 제보
사단법인임을 내세우는 두번째 업체가 2020년에 개최한 비콥 인증 설명회입니다. 3시간에 1인당 50만원입니다. 그나마 세금계산서나 영수증은 발행하지 않는다고 하니, 만약 코이카가 비용을 지원해주겠다고 했었더라도 영수증이 없어서 업체로서는 경비 처리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출처: 업계 관계자 제보
KOICA는 Seed 1,2 단계에서 비콥 인증을 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자가진단보고서만 제출하면 된다고 하지만, 해당 업체는 “비콥 인증은 국내에서도 투명성과 객관성을 인정 받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참가 대상 기업 자격 요건으로 도입되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셜벤처 투자 및 지원 평가 모형에서 판별 가이드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라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문장의 주부가 ‘비콥 인증은’이고, 술부는 ‘참가 대상 기업 자격 요건으로 도입되었으며’입니다. 분명 KOICA 입장과 큰 차이가 있는 서술입니다. 물론, 이것은 해당 업체가 KOICA와 상의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표현일 것입니다만, 공공기관의 선의가 이렇게도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업체 홈페이지
이번 사안에 대하여 여러 군데서 다양한 의견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위에 있는 비콥인증 설명회 관련 자료 역시 그 의견과 같이 보내온 것입니다. 보내신 분은 당시에 설명회 홍보물을 보면서 ‘무슨 재테크 비법 설명회도 아닌데 참가비가 50만원씩이나 하며, 영수증도 없어 경비처리도 안되는 저런 행사를 여나? 독점이 참 무섭구나’ 하면서 캡쳐해 두었다고 합니다.
캡쳐해둔 자료를 공유해주신 분은 이에 더하여 “저희도 CTS 참여하면서 비콥 자가진단 왜 해야 하나 의구심도 많았었어요! 비콥을 태권도 단증 장사하듯 컨설팅 하는 의도도 불편했구요.”라는 의견도 보탰습니다.
어느 CTS 파트너사 대표의 증언
두번째 블로그에 혁신사업실의 댓글이 달린 직후, CTS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업체의 대표님이 이런 의견을 적어 보내왔습니다.
“저는 CTS 참여사이고, KOICA가 시행한 CTS 관련 제도개선 외부 용역 사업에 인터뷰 대상자로도 참여 했었는데 비콥에 대한 의견 문의는 들어본 기억이 없네요. 물론 모든 업체에게 질문하진 않았겠지만, 저에게 질문 했다면 코이카가 언급한대로 "임팩트 투자금 유치에 유용하다" 라고 대답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비콥 인증 관련 컨설팅은 블로그에 등장한 업체 외에는 저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자가진단의 경우, CTS 참여시 저도 갑자기 무조건 참여해야한다는 지침이 들어가 있어 참여를 했었구요, 당시 국내에도 여러 진단의 툴들이 검토되고 또 존재하고 있었는데 코이카가 왜 비콥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었습니다.”
코이카는 이런 의견에 귀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고객의 목소리입니다.
여기서 언급된 ‘국내에도 검토되고 존재하는 진단 방법’에는 공공기관인 한국사회적진흥원이 만든 사회적가치지표(SVI) 같은 것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어느 방법과 마찬가지로 이 방법 역시 한계가 없지는 않습니다. (사회적가치지표(SVI)에 대한 아홉 가지 고민) 하지만, 비콥과는 달리 최소한 방법론 선정과정 자체의 공정성과 중립성 문제는 제기되지 않을 겁니다.
넷째, 혁신사업실에서 “많은 기관에서 금번 입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하시니 반갑습니다. 구체적으로 제안을 하나 드리면 어떨까요?
Seed 0 교육 운영 사업자를 뽑는 2019년과 이번 입찰의 공고문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습니다. 2019년에 7억원, 올해는 9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사업인데 굳이 입찰자의 공동이행(컨소시움으로 사업 수행)을 왜 막아야 했을까요? 또, 8명이나 되는 투입인력 가운데 보조인력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제안사 소속이어야만 하는 제한사항은 왜 들어갔을까요?
최근 KOICA에서 집행한 유사한 사업들(교육 프로그램 운영 사업)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사업명 | 예산 규모 | 공동이행 |
2021~2022 Seed 0 초기기업 사업화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용역 |
9억 | 금지 |
2020~2022 STEP-UP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위탁 용역 |
11억 5천만 | 허용 |
민관협력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아카데미) 위탁운영 용역 |
4억 5천만 | 허용 |
민관협력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시민사회) 위탁운영 용역 |
9억 | 허용 |
특히, 민관협력실의 인큐베이팅 사업 2개는 대상 파트너만 다르고 사업 목적이나 운영 방식은 혁신사업실의 Seed 0 교육운영 사업과 거의 같은 사업입니다. 그런데 왜 CTS 프로그램에서만 공동이행이 금지되어 있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거기다 투입인력 8명 가운데 보조원 1명만 빼놓고 7명이 모두 제안사 소속이어야 한다고 못박아 두었습니다. KOICA 입찰에서는 PM 등 핵심투입인력 한두 명을 제안사 소속으로 묶어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몽땅 묶어두는 다른 경우가 또 있는지요?
이 두 가지 제한사항을 지키자면, 이 사업을 위해서 최소한 7명이 제안사 한 곳에서 입찰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우리 개발협력계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진 내용입니다. 물론, 이 제한사항은 공동이행 제약이 풀리면 자동으로 많이 해소되는 사항이기는 합니다.
따라서 이번 입찰의 마감이 4. 30.로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지금이라도 지체없이 이 제한사항을 풀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이것만으로도 관심있는 기업의 참여에 커다란 장애물이 치워진다고 봅니다.
혹시나 입찰기간 중에 입찰조건을 변경하지 못하겠다는 관련자가 있을까봐 염려가 됩니다만, 입찰참가 자격제한이 강화되는 방향으로는 당연히 변경할 수 없는 반면, 자격제한을 푸는 방향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개발협력계의 모토 가운데 하나처럼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KOICA와 업계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신속하게 변경해 주시면 이번에는 단독응찰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설적인 대화라면 언제 어떤 자리든 기쁘게 마주 앉겠습니다. 또 연락 주십시오.
감사합니다.